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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공연

2020.10/30(금) 19:30 명연주 시리즈 :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 - 대구

by 에이라인 2021.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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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험이 있어서 당일까지도 내가 오늘 조성진을 보러 간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감이 안 났던 것 같다. 책을 4시에 제출하고, OO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OO역에 도착했다. 초행길이었지만 OO역 지하철에서 기차 환승하기 매우 편리하게 되어있어서 촉박했지만 바로 기차를 탈 수 있었다. 대구에 도착하니 7시였는데, 7시 반 공연에 티켓도 못 찾아서 매우 마음이 급했다. 좋은 분의 택시를 타서 hostile한 분위기에서 빠르게 공연장까지 도착했다. 여담이지만 대구콘서트하우스는 전에 대구시민회관이었는데 리뉴얼을 하며 이름이 바뀐 것이라고 한다. 택시에 내리자마자 달려가며 봤던 시야가 생생하다.

           대구홀의 어쿠스틱은 개인적으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보다 좋다고 느꼈다. 적당한 크기의 공연장에 반사판이 적절히 배치되어 어디에 앉아도 소리가 잘 들렸다. 이번 자리는 2층 중간블럭 왼쪽이었다. 평소 무대와의 거리가 멀다고 느껴져 2층은 선호하지 않았는데, 손도 잘 보이고 몸짓 (및 표정)이 꽤나 잘 보이는 자리여서 만족스러웠다. 대구는 코로나19로 한 차례 홍역을 겪은 도시여서 그런지 1층 첫 두 줄은 아예 비워져 있었고, 객석도 세 자리씩 띄워 앉기가 되어있었다. 그로 인해서 정말 프라이빗 콘서트 느낌을 느끼며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통영도 관객 집중도가 남달랐지만, 관객의 절대적인 숫자가 적은 데서 오는 느낌을 무시하지 못할 것 같다. 고퀄리티의 프로그램북도 무료로 주고 어셔분들도 굉장히 프로페셔널하다. 다음에도 서울에 이어 대구가 내 마음 속 티켓팅 1순위가 될 것 같다.

           1부의 첫 곡은 슈만의 유모레스크이다. 여담이지만 공연 곡 순서도 모르고 들어갔더라고... 감상은 잘 친다였다. (니가 뭔데?) 그리고 예습해간 것과 비교했을 때 (그리고 다른 연주에서도 종종 느끼곤 하지만) 왼손을 꽤나 강조해서 친다는 느낌을 받았다. 왼손만 들린다는 것은 아니고 (이게 이어폰과 실연의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습을 할 때는 보통 왼손의 연주가 반주같이 들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조성진은 왼손을 또 하나의 멜로디처럼 쳐서 싫지 않았다. 훨씬 더 리드미컬하게 들렸다.

           1부의 두 번째 곡은 시마노프스키의 마스크였다. 예습할 때 이게 무슨 노래인가싶어서 막막했고, 사실 그래서 10번 미만으로 듣고 갔다. 전에 바쁘기도 했지만 손이 잘 안 가더라고 전날 밤을 샌 까닭에 혹시 듣다가 자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는데, 기우였다. 연주를 들으면서, ‘전문가란 작품에 대한 스토리 내지는 맥락을 만들어 보여줄 주 아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날 발표를 하고 가서 그렇게 느낄 수도 있는데, 준비하면서도 항상 느끼는 것이 사건들을 시간적 순서로 배열해두고 이를 하나의 스토리 내지는 해석으로 엮어서 정리하는 것이 OOO의 핵심 아니겠는가? 마찬가지로 예습하며 들었던 마스크는 어떤 노래인지 감이 안 왔는데, 조성진 특유의 강약조절을 통해 자신이 노래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잘 보여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연주가 이어지면서 피아노 조율이 어긋나서 소리가 이상해진 게 매우 거슬렸다.

           인터미션 때 프로그램북을 받았다. 너무 상큼한 디자인인데 무료라고 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돌이켜보니 관크가 하나도 없어서 잠시 놀랐다가, 에이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거겠지? 라고 가볍게 느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아닌 거 알면서 ㅋㅋㅋ 그리고 사람들이 사인 시디를 사러 가길래 구경하러 내려갔다왔다. 물량이 넉넉했나보다. (하긴 다른 공연과 비슷하게 준비했는데 관객이 적으니까) 

           2부 곡은 리스트의 소나타였다. 평소에도 유튜브로 듣기 좋아하고 전에 실연을 들은 적이 있어서 사실은 기대가 좀 적었다. 설상가상으로 계속해서 피아노 문제가 있어서 집중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조성진이 표현하는 음악에 있어서는 크게 거슬리는 부분 없이 몰입해서 들었던 것 같다. 마지막 음을 치고 손을 내릴 때까지 안다 박수 없이 침묵이 유지되는 대구홀의 관객매너가 매우 좋았다. 솔직히 앵콜 때 깜짝 놀랐다. 가히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2부 곡 끝나자마자 바로 80%정도는 기립한 듯? 그래서 한 2번정도만 인사 받고 바로 앵콜을 위해 피아노에 앉았다. 근데 피아노에 앉자마자 음소거한 듯 사라지는 박수가 멋졌다

           그리고 대망의 3. ㅋㅋㅋ 첫 곡은 쇼팽의 녹턴 20, 두 번째 곡은 쇼팽의 스케르쵸 2번이었는데, (쇼콩 우승자에게 실례일 수 있지만) 쇼팽 느낌 확 들었다. 그리고 스케레쵸 2번은 내가 좋아해서 쇼콩 영상 진짜진짜 많이 듣는데 그걸 실연으로 듣게 돼서 너무나도 황홀했다. 그 다음에 스케레쵸 1, 3, 4번 순으로 쳤다. 1번은 메인 멜로디가 되는 부분이 너무 좋아서 꼭 집 가서 악보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번은 높은 옥타브에서 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이 진짜 별이 내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황홀했다. 내가 사랑하는 조성진의 손가락놀림이 돋보이는 곡이다. 그리고 3번 후반부터는 솔직히 내 집중력이 너무 떨어졌고 연주 자체도 힘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박자가 뭉개지는 느낌? 비전문가지만 박자에 엄청 예민한데 한 마디 정도 갑자기 빨라지는 느낌이 드는 게 나와서 집중하기 힘들었고, 나도 피곤했던 터라 이때부터는 계속 시계를 봤던 것 같다. 4번도 끝나고 나니 와 드디어 끝났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ㅋ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본공연보다 앵콜이 더 만족도가 높았는데역시 쇼팽 스페셜리스트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앨범은 스케르쵸가 아닐까 하는 궁예가 많더라.

           앞으로 예습은 악보 보면서, 또 이전 연주 영상이 있으면 같이 보면서 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 있을 때 쇼팽 전곡은 좀 예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어떤 앵콜을 칠 지 모르기 때문에. ㅋㅋㅋ

           끝나고 택시를 잡아타야하는 상황이었는데, 택시가 없어서 동대구역 갈 것 같은 사람이랑 같이 카풀해서 왔다. 덕분에 많이 안 기다리고 잘 왔다. 그리고 다시 OO행아빠가 데리러 와줬다.


대구 /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2020 리사이틀 프로그램 2

[1부]
슈만유모레스크, Op. 20
R. SchumannHumoreske, Op.20

시마노프스키마스크, Op. 34
K. SzymanowskiMasques, Op.34
- 세헤라자데 Scheherazade
- 탄트리스의 광대 Tantris le Bouffon
- 돈 후안 세레나데 Eine Don Juan-Serenade

[2부]
리스트피아노 소나타 B단조 S. 178
F. LisztPiano Sonata in B minor, S. 178


[앵콜] aka 3부
쇼팽녹턴 C#단조 No. 20, Op. Posth

쇼팽스케레초 2-1-3-4번


녹턴 20번: 2016 https://www.youtube.com/watch?v=Hq0jJBAQoto

2017 https://www.youtube.com/watch?v=A8zO2KX_VVU

스케레초 2번: 2020 바르샤바 리사이틀 실황 https://www.youtube.com/watch?v=A9S9OMlwYPA&feature=youtu.be

스케레초 2번: 2015 쇼팽 콩쿨 실황 https://www.youtube.com/watch?v=iliNPUB9GSA

스케레초 2번: 2009 하우스콘서트트 실황 https://www.youtube.com/watch?v=A9S9OMlwYPA&feature=youtu.be

스케레초 1번: 2006 (임동민) https://www.youtube.com/watch?v=E3MZArstKdo

스케레초 3번: 2015 (케이트 리우) 쇼팽 콩쿨 실황 https://www.youtube.com/watch?v=POtG46JfmSg&feature=youtu.be

스케레초 4번: 2009 하마마츠 콩쿨 실황 https://www.youtube.com/watch?v=EtfCa9e0rOc


https://blog.naver.com/jkhj4228/222132054007

 

[조성진 10/30 대구공연 앵콜곡] F. Chopin Scherzo 1~4번,  녹턴 No.20

*조성진 피아니스트의 연주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은 다른 연주자의 영상으로 올림 스케르초 4번 : 조성...

blog.naver.com

https://blog.naver.com/skaiblu1028/222132157459

 

조성진리사이틀 -  대구콘서트하우스  2020/10/30/금

동대구역에서 빵을 좀 사고, 근대문화거리 산책을 마치고 자, 이젠 대구콘서트하우스로 출발. 지하철 대구...

blog.naver.com


연주ㅣ조성진(피아노)

주최/주관대구콘서트하우스

S석 2층 E구역 04열 03번 / 56,000원 (정가 7만원, 대학생 20% 할인)

2칸씩 띄어앉기 함. 내가 전세낸 줄.

2020년 10월 7일 인터파크에서 예매

https://ticket.interpark.com/partner/Daegubank/Goods/GoodsInfo.asp?GoodsCode=20007651

 

공연 상세정보 - 대구은행

공연시간정보 19:30 알립니다 ★합창석오픈 : 10월 27일 14:00★ ▣ 본 공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구형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기준으로 공연장의 일부 좌석만 재오픈하여 진행합니다. ▣

ticket.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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