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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공연

2021.9/4(토)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 - 전주

by 에이라인 2021.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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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의 평화가 나를 존재하게 한다" - 손주은의 말 중 발췌



공연이 끝나고 떠오른 말이었다. 말 그대로 2시간 남짓을 완전히 몰입한 공연이라 인터미션 때는 일어나서 어디 가지도 못하고 그저 쓰러지듯 잠을 청했다. 오전에 전주에 도착해 여행을 해서 피곤하진 않을까, 연주에 집중 못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연주가 아주 세세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억나는 부분을 반추하며 기록을 남겨보도록 하겠다.

부산과 인천에서의 공연이 연주자의 장염으로 미루어져, 한국 투어의 첫 공연이 되었다. 리사이틀은 첫 공연에 참석한 것이 처음이었던 듯 하다. 첫공 가길 잘했다는 마음이 들었다.

- 야나체크 피아노 소나타
카리스마있게 리드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예습할 때 귀에 안 붙는 느낌이었는데 나름의 해석이 느껴져서 안개가 걷힌 느낌이었다. 과거 연주 영상과는 다른 해석이었는데, 듣는 재미가 있었다.

- 라벨 밤의 가스파르
옹딘: 오른손을 섬세하게 컨트롤해야하는 곡이라서, 그것이 특기인 연주자에게 잘 맞는 곡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아주 정확했다. 옥구슬이 굴러가는 소리가 들렸고, 건반은 누르면서 치는 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부드럽고 유려한 터치가 가슴에 와닿았다.
그리고 곡 전반으로 셈여림 조절이 환상이었다. 피아니시모에서 건반을 아주 힘빼고 치던데 컨트롤이 능해질 때까지 얼마나 연습했을까, 연습 시간과 과정이 보이는 듯하였다. 다만 미스터치인지 중간에 음이 잉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 스케르초
2번: 가장 좋아하는 곡인데 개인적으론 작년 대구 리사이틀(앵콜)에서의 연주가 인상깊었다.
3번: 힘이 느껴지는 연주였다. 다만 왼손의 음이 강하게 느껴졌다. 오늘 연주 중에 제일 좋았다. 연주 후 더웠는지 셔츠 단추 풀고 가만히 숨 고르더라.
4번: 마찬가지. 오른손만 연주할 때는 왼손으로 피아노 의자 잡고 치더라.
스케르초 역시 음원 또는 과거 연주 영상과는 다른 해석이 많아서 새롭게 들었다.

* 앵콜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개인적으로 이 곡의 진가는 연주 끝나고 공연장 바깥 공기를 맡았을 때 더욱 더 잘 느껴졌는데, 전주 모악당이 산속에 위치하여 고요한 가운데 풀벌레 소리가 잘 들렸다. 그러한 목가적인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연주로 기억된다.
- 혁명: 관객들의 박수와 함성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앉아서 치는 모습이 기억에 강하게 남는다. 셈여림 조절이 돋보였다. 다만 왼손 속주 시 음이 뭉개져서 잘 안 들렸다.

이전과 비교하였을 때 상당히 힘을 실어서 치더라. 공연 초반에도 컨디션이 아주 좋아보이지는 않았는데 공연의 후반부로 갈수록 체력이 지쳐가는 모습이 보여서 안타까웠다. 이것 또한 관객 개인의 추측이겠지...

공연을 다닐수록 관객의 감상은 관객의 개인 상태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연주자만큼은 아니겠지만) 내한 투어 기간 동안에는 컨디션 관리를 잘 하려고 한다. 앞으로 남은 공연들도 잘 즐기고 싶다.

전주 모악당은 어쿠스틱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부산보다는 나았다. 국내에선 무난하다. 다만 속주 시에 음이 구분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많이 아쉬웠다. 내 자리에서 양손이 다 보여서 만족스러웠다. 이번 프로그램은 밤의 가스파르가 있어 오른쪽보다는 손이 보이는 왼쪽 강력 추천.

 


전주 /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야나체크 ㅣ 피아노 소나타 1.X.1905 / Piano Sonata 1.X.1905 in Eb minor
- 예감 Predtucha
- 죽음 Smrt
라벨 ㅣ 밤의 가스파르 / Gaspard de la nuit M. 55
- 물의요정 Ondine
- 교수대 Le gibet
- 스카르보 Scarbo

쇼팽 ㅣ 스케르초 1-4번
Scherzo No. 1 in B minor, Op. 20
Scherzo No. 2 in B-flat minor, Op. 31
Scherzo No. 3 in C-sharp minor, Op. 39
Scherzo No. 4 in E major, Op. 54


[앵콜]

라벨 ㅣ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Pavane Pour Une Infante Défunte

쇼팽 ㅣ 에튀드 '혁명'

Étude Op. 10, No. 12


https://blog.naver.com/musicaux528/222497213734

 

20210904)조성진 전주 리사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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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ㅣ 조성진

 

S석 A블록 4열 

 

모악당 유료회원 대상 선예매 (그린-유료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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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리문화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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